신리 성지

충남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에 위치한 크리스트천의 성지

신리 성지

윈도우 벽지에 평원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 별로 없습니다.

별로 없는 거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신리 성지가 바로 별로 없는 그런 곳 중 하나 입니다.

딱 보면 알겠지만 그늘이 없습니다.

여름에 뭣도 모르고 오면 저 들판 한가운데서 조난 당합니다.

여름에 푸른 언덕을 보고 싶으시다면 동트는 새벽에 도착해서 아침 동안 감상하고 탈출해야 합니다.

신리 성지의 시그니처탑 안에 들어가면 지하에는 크리스천 성인들에 대한 스토리가 담긴 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고 층마다 컨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가 심심하지 않습니다.

밖에 풍경이 통창으로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지하에서 그림 감상 후 옥상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걸어 내려오면서 감상하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옥상에서의 풍경이 굉장합니다.

보통 이 정도 높이면 안전 때문에 유리 벽 안에서 봐야 하는데 여기는 탁 트여 있습니다.

가만히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을 놓고 주변 풍경을 보게 됩니다.

참고로 이 옥상은 비오면 안열고 너무 추우면 안열고 눈 많이오면 안열고.....뭐 그렇습니다. (안전 때문이니 당연 하겠지요?)

개방되면 재빨리 올라가 봐야 합니다.

유일하게 한옥 형태로 된 건축물이지만 이질감이 1도 없는 것이 신기합니다.

신리 성지 전체가 하나의 예술 공원 같은 느낌입니다.

얼마 동안 안 가본 사이 카페가 생겼습니다.

내부는 사람들이 많아서 찍지 못했지만 상당히 괜찮았고 커피 값도 과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머리 좀 식히러 차 한잔 마시러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성 다블뤼 주교관이라는 분이 기거하시던 별채라고 합니다.

신기한 것은 이곳에 천주교를 전파하러 온 분들이 모두 미국도 아니고 프랑스인들이었다는 겁니다.

프랑스에서 우리나라와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상 관리를 좀 해야 겠습니다.

폐공원의 금강 랜드에 방치된 캐릭터 놀이기구들 만큼이나 오싹한 모습니다.

서사로 보자면 성모 마리아의 아기는 예수님 아닌가요;;;

예수님이 너무 무섭습니다;;

저 삼각형으로 된 건물들은 성인들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는 곳으로 의자도 있어서 기도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건축의 미니멀리즘에 극치를 보여주는 종교 시설이랄까요?

하나 아쉬운건 몇년전 까지만 해도 여기는 아는 분들이 별로 없기도 하고 접근성이 좋지도 않아서 나만 아는 핫플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그새 소문이 많이 퍼졌는지 주말 예배를 보는 단체 신자들도 아닌 분들이 주차장을 꽉 매웠더군요.

여기도 더 이상 나만의 장소는 아닌 듯 하게 되어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