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갔다 냉면먹고 커피 먹음

쉬는동안 생각보다 눈이 많이 와서 차를 끌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휴일도 거의 끝나가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또 지하에서 방전의 위협에 불안해질 것 같습니다.

한 동안 안가지고 나갈 것 같아서 정말 지하 깊숙히 넣어두었습니다.
근데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지하로 물이 흘러들어 차 지붕에 석회가 뭍어 있었습니다.
이때 식초물을 부어서 녹였어야 했는데 벅벅 긁어 내다가 도장면이 상해 버렸습니다.
후에 알리에서 산 왁싱기에 연마제를 사용하여 없애기는 했는데 조심해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1시간 20여분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온천 주차장입니다.
차가 꽉차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차를 세운 곳인데 저 앞은 텅텅비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비지 않았던 곳인데 정말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은 모양입니다.
근데 차가 커서 문찍히는게 싫어서 일부러 조수석쪽을 나무는 쪽에 세워 놓았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봉고 트럭은 도대체 뭔가 싶습니다.

일동에 있는 제일유황온천입니다.
두번째 차로 중형차를 뽑은 이후 멀리 가는데 맛 들려서 종종 들렀던 온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성분의 유황온천이고 항상 수질 검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화산도 없는 우리나라에 어떻게 유황온천이 있는지 좀 신기합니다.
누군가는 유황온천은 전부 사기이고 물에다가 유황향을 탄다고 하는데 여기처럼 큰 대욕장 목욕물에 그 많은 유황향을 사용한다고 하면 그건 적자일것 같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온천 컨셉을 가지고 가고 싶다면 지하수를 이용한 알칼리성 온천이라고 하면 되지 굳이 유황향을 사서 탈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물은 나쁘지 않습니다.
욕탕에 들어가는 순간 확 느껴지는 유황냄새도 괜찮고 몸에 닿으면 부들부들해지는 물도 좋습니다.
다만 제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예전만큼 미끈 거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 완전 옛날건물이라 투자안하고 물하나로 배짱 장사한다고 간간히 리뷰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 허접한 욕탕 근래에 리모델링 한번 한겁니다.
리모델링 한게 그 정도 인겁니다.

목욕을 다 하고 1층 로비에서 한잔하는 십전대보탕은 최고입니다.
여기 처음 왔을 때 부터 항상 목욕 후에는 빼놓지 않고 먹는 차 입니다.
저 십전대보탕이 은은한 한약향 외에는 아무맛도 안나는데 설탕에 버무려진 생강말린 과자를 함께 먹으면 조합이 좋습니다.

이 온천을 주로 새벽에 와서 항상 아쉬웠던것이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건너편에 냉면집이 하나 있는데 블로그 리뷰를 보면 이쪽 동네 로컬 맛집인것 같습니다.
저 위에 사진을 Fujifilm X-M5로 찍었는데 DR모드를 AUTO로 할 시 주간에도 야외 풍경 컬러대비가 큰 상황일 때 좀 오버스럽게 암부의 색을 부스트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좀 어색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것도 후지 감성인가 싶긴합니다.

식당에는 당연하겠지만 손님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겨울에는 냉면집 비수기죠.
조촐하게 물과 가위를 줍니다.

식초통과 겨자통이 깨끗한걸 보니까 위생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허전하다 못해 썰렁합니다.
겨울에는 오후 4시까지만 장사한다고 밖에 공지가 붙어 있습니다.
제가 딱 3시 50분쯤 들어갔는데 식사가 된다고 해서 아슬아슬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메뉴가 냉면과 막국수 외에는 만두국정도였던 것 같은데 겨울에는 아예 딴 메뉴로 도배를 하는 패션 냉면집들과는 다른 뚝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냉면이 나왔습니다.
비쥬얼은 깔끔합니다.
다만 냉면값이 만원으로 싸지 않은데 고기 한점이 없습니다.
메뉴에 수육도 없는 거 보니까 일단 육수는 고기 베이스가 아닌 조미료 베이스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맛은 고기집에서 내어오는 식후 냉면 스타일이 아닐 까 싶었는데 거의 비슷합니다.

면은 감자 전분을 많이 사용했다고 하는데 상당히 쫀득한 식감을 보여줍니다.
냉면 마니아들이 좋아할 식감입니다.
그리고 육수는 조미료 베이스인것 같긴하지만 그 비율을 잘 맞추었는지 텁텁함 없이 상당히 맛있습니다.
그리고 왜인지 먹다보면 약간 맵습니다.

온육수는 셀프인데 제가 놓쳤습니다.
다 먹고 한잔하는데 냉면 육수와 맛은 똑같습니다.
몇몇 냉면집은 온육수는 다시다 풀어서 뜨겁게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식당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길것 없이 다 먹었습니다.
가격이 만원이면 사실 좀 비싸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이러한 느낌이 더 드는 것은 양이 적습니다.
남자분들은 무조건 곱배기를 주문해야 할 것 같은데 2,000원만 더 주면 됩니다.
판단을 잘해야 하는게 주문해고서 양을 보고 아차 싶어 사리를 추가 주문하면 6,000원을 더 줘야 합니다.

냉면을 먹고 이동할 때 까지만 해도 해가 떠 있었는데 동네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지하 주차장이 좁아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디서 여유부리며 차한잔 하고 복귀를 할 수가 없어서 집에 주차를 시켜놓고 근처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연휴 동안 처리해야할 일들이 자잘하게 있었는데 도저히 집에서는 진행이 안되어서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즘 스타벅스 말이 많던데 저는 뭐 잘 모르겠습니다.
커피 맛이 달라진지도 모르겠고 스타벅스 인테리어가 크게 바뀌거나 노트북 코드를 몽땅 없앤 것도 아니라서 뭐가 달라진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저에게는 커피가 비싸지만 그 어느곳 보다 마음편히 노트북을 꺼내 놓고 업무를 볼 수 있는 곳 입니다.
별로 한것도 없는데 이렇게 몇가지를 하고 나니 하루가 모두 가버렸습니다.
이렇게 아까운 휴일이 하루 또 훌쩍 가 버렸습니다.
** 근데 저희 동네 스타벅스는 8시에 마감한다고 하더군요.
이게 변한거라면 변한건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