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 2일차

같이 간 친구가 부탁을 받아 사가야 하는 수제 누가 크레커거 있다며 오픈런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6시쯤 호텔을 나섭니다.
카메라는 1일차와 마찬가지로 Fujifilm X-M5에 렌즈는 FUJION 27mm F2.8로 셋팅하고 나갔습니다.




섬이라 그런가 날씨가 계속 오락가락 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죄다 우산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스쿠터가 차보다 많은데 이거 구경하는 재미도 좀 쏠쏠합니다.

대만이 좀 신기한게 도심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옛날 형태의 건물이나 구조물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깔끔합니다.
깔끔함으로 보자면 우리나라보다 나은것 같습니다.

시청근처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은 건물들이 종종 보이는데 딱 봐도 일제 시대때 지어진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침략을 부정하지만 대만은 그때의 문화나 지식등을 그대로 훕수하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겪었던 역사를 무조건 부정하고 왜곡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마주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만은 그것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대만병원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공원을 하나 통과합니다.
지도를 보니 2.28 사건희생자 추모 공원이라고 합니다.
대만은 이런 공원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지하철 구조가 좀 특이했는데 지하철 바로위에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는데 이게 한눈에 다 보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꽉꽉 막혀있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주말인것을 감안해도 사람들이 너무 없습니다.
지하철 안내 표지판에는 한글이 모두 써있어서 좋았습니다.

친구가 구글 지도보면서 내리라면 내리고 타라면 타다보니 어느새 목적지 부근 지하철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아마도 동먼역인가 하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와보니 여전히 습하게 비가 좀 내리고 있습니다.



가는길에 배가 고파서 뭔가 요기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이른 아침 문을 연곳도 없어서 눈에 보이는 만두 노포집에서 만두를 몇개 샀습니다.
융캉제 샤오롱바오라는 곳으로 40년 전통의 노포라고 합니다.
일단 만두 퀄리티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정신없이 먹어서 사진은 없는데 만두피가 일단 두껍고 그 안에 육즙과 고기 풍미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뭔가 고기맛을 농축한 것 같은 맛이랄까요?
역시 만두를 처음 만든 나라의 본토 요리는 노포도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가는 길 골목이 너무 이뻐서 셔터를 계속 눌러댔습니다.
이걸 일본이라고 하고 보여주면 일본 골목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와 옛날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인데 저는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느낀거지만 사람들이 거리에 너무 없습니다.

친구가 오픈런을 해야 한다고 했던 가게 이름이 라뜰리에 루터스라는 곳이었습니다.

거짓말 안보태고 99%가 한국인들입니다.
나 진짜 외국에 여행온게 맞나 싶었을 정도로 앞뒤로 모두 한국인들만 있습니다.
오픈런 줄이 짧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다 보면 소음이 없을 수 없는데 주변에서 항의는 없나 조마조마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줄서서 과자사는 모습을 거의 본적이 없는데 외국에서 이런 모습을 보다니......
일본사람들이 줄서서 밥먹고 하는걸 이해 못했는데 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러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좀 묘합니다.



다행히 누가 크래터를 겟하고 돌아가는데 라뜰리에 루터스에 줄서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또 다른 가게에 줄을 섭니다.
덩달아 저희도 또 줄을 섰습니다.

이게 아침마다 대만 사람들이 많이 먹는거라는데 저는 오리지널을 선택하고 친구는 토핑이 어느정도 가미된 것을 샀습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걸 왜 줄서서 먹는건지 모르겠네요.
그냥 밀가루를 파기름에 튀긴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음료수를 좀 같이 팔면 좋을 것 같은데 목이 너무 매였습니다.
차라리 아까 먹었던 40년 전통 만두가 훨씬 맛있습니다.
참고로 이쪽도 한국인들만 줄을 서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여기도 뭔가 대만 갬성이 터집니다.



골목들도 오래된 것 같은데 도로는 담배 꽁초 하나없이 깨끗합니다.
우리나라 처럼 쓰레기 비닐 봉투가 나뒹굴고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추모 공원으로 돌아와 숙소로 향합니다.




시먼딩 거리 건너편에도 뭔가 장식들이 있는데 밤에 보니 뭔가 활성화된 거리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친구는 이걸 선물용으로 10개 샀던데 저는 꼴랑 2개 샀습니다.
먹어본 바 맛있긴 합니다.
다른 누가 크레터랑 좀 다른점은 비스켓 쪽 맛이 사루비아 과자 맛이 납니다.
약간 탄맛? 그런 맛이 나고 바삭합니다.
누가쪽은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시중에서 양산형으로 파는 것 보다는 좀 두껍고 연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1시간 이상을 기다려서 먹을 맛이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닙니다.



숙소에서 잠깐 낮잠을 좀 자고 나옵니다.
어제는 밤의 시먼딩 거리를 돌아다녔다면 오늘은 낮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 갑니다.

인생 네컷이 여기도 있네요.
여기 정말 명동이랑 구성이나 느낌이 똑같습니다.
한글도 여기저기 많구요.

특이하게 큐브 스테이크를 컵에 넣어서 파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컵닭강정 같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여기 위쪽 앞에 광고지를 보면 에드워드리가 있습니다.
왜?? 에드워드리가 하는 방식으로 스테이크를 구워주나??




신주쿠 플라자라는 곳도 있는데 이쪽에 지하 아케이드 식당가가 꽤 괜찮습니다.
일단 한국인들이 없는 것을 보니 잘 안가는 곳인 것 같아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름은 뭔지 모르겠는데 우육면집입니다.
지하에 있는데 5~10분정도 주를 서야 합니다.
종업원이 영어로 물어봤는데 한국메뉴판을 주는 신기한 곳입니다.



반찬은 냉장고에서 꺼내가던데 선불인지 후불인지 시스템을 몰라서 못먹었습니다.
토핑이나 양념장은 셀프입니다.
여긴 우리가 생각했던 우육면이 아니라 일본의 넓적 우동 수준의 면으로 조리하여 내어줍니다.
고기양만 보면 제가 우리나라에서 먹던 우육면이 절대 아닙니다.
국물은 간장 베이스에 고기의 감칠맛을 더한 예상 가능한 맛입니다.
다 먹고 났을 때 가격대비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었습니다.
여기서 정신 놓고 먹다가 가방을 놓고 나왔는데 다행히 친절하게 가방을 카운터에서 맡아주고 있다가 돌려주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뽕 채널 보면 뭐 물건 안훔쳐가기로 우명하고 어쩌고 하는데 서양권이 대체적으로 그렇지 대만이나 일본 같은 동양권은 그렇지 않은 듯 보입니다.



절은 별로 안보이는데 길가는 중간중간 불상은 간간히 보입니다.
그것도 좀 신기하긴 한데 불상이 보이면 그냥 사람들이 있던 없던 합장 한번 하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대만 총통부라고 하는데 사람도 안보이고 차도 별로 안보이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적적합니다.

가는길에 공원이 많았는데 여기는 기념 종같은게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습니다.
근데 공원도 사람들이 거의 안보입니다.

경찰서는 없는데 경찰차가 있습니다.
차를 좋아해서 계속 차들을 보게 되는데 관공서용은 미쯔비시차들이 상당히 많아 보였습니다.
자동차 사업 망한줄 알았더니어찌저찌 다른회사 완성차들에 자사 마크만 붙여서 잘 파는 듯 보입니다.

마냥 걷다보니 중정 기념당이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 크기를 보면 알겠지만 정문 스케일이 장난아닙니다.
실물로 보면 현실감이 없는 크기입니다.






멀리서 보는데도 건물의 크기가 너무 커서 같이간 친구와 감탄만 연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기자기한 건축물들만 보다가 이쪽을 보니까 중국이 왜 우리나라보고 소국이라고 하는지 0.1%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장제스라는 분의 동상이 있습니다.
중화민국 초대 총통이라고 하는데 검색해보니 공산주의 반대노선이었던 인물이었나 봅니다.
저는 중국쪽은 모두 공산주의자들인 줄 알았습니다.



장제스 기념관에서 바라본 경치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서울이 안되면 지방쪽에라도 이런 거대한 랜드마크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가만 생각해보니 레고렌드 하나 유지 못해서 춘천시가 망한다고 하는 마당에 이런건 지어도 말만 많아질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경이 색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좀 알록 달록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느낌인데 대만은 위에 보이는 것 과 같이 큰 덩어이별로 큼직큼직해보이는 구성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장제스 기념관 아래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상당히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안가봐서 모르겠는데 대만은 길바닥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거나 하는 지저분한 모습을 한번도 못봤습니다.
실내도 벽에 바랜색 하나가 없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큰 기념관이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건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기념관의 문은 정문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옆에도 문이 있었는데 이쪽은 아담했습니다.



양쪽에 있는 큰 건물들은 우리나라의 세종문화 회관 처럼 각종 공연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의장대 행사가 있어서 좀 봤는데 군인들이 아니라 의장대 공연을 하는 학생들로 보였습니다.
공연 중 총도 떨어트리고 오와열 줄도 못맞추고 입퇴장 시 발도 못맞추는데 행사가 끝나고나서는 서로 뭔가 해냈다는 듯히 좋아합니다.
진짜 군인이라면 중국과 긴장 관계에 있는 와중에 군기에 문제가 있어 보였을 텐데 그건 아닌 듯 했습니다.

대만에서는 신기하게 비둘기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그 안에 뛰어들어서 다들 잘 놉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비둘기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두마리만 퍼드덕 거려도 자지러지는 분들이 꽤 있는데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구경을 잘하고 또 정처없이 길거리 구경을 하러 떠납니다.

계속 느끼는 거지만 스쿠터가 진짜 많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오토바이는 한번도 못본것 같습니다.
근데 스쿠터는 저 배경에서도 보이지만 엄청나게 많습니다.



대만은 관광지보다 이름 모를 길거리를 걸으면서 보이는 골목길 감성이 미쳤습니다.
건물들은 오래 된 것 같은데 쓰레기 하나 없는 깔끔함이 대만의 감성인가 싶습니다.

근데 의외로 정말 썡뚱 맞게 돌아다니다 보면 한글 간판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 간간히 보입니다.
검색해보니 에셀나무라는 저 식당은 한식 식당이라고 합니다.





근처 시장이 있길레 구경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시장이 근대화 되어 노점으로 있는게 아니라 한건물안에 마트처럼 되어 있어서 약간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못보는 식재료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시장 사장님들이 의외로 한국어로 호객을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한국인인 것을 아는지 그것도 좀 신기했습니다.


대만은 신기하게 절은 딱히 안보이는데 이렇게 군데군데 뜬금없이 불상들이 있습니다.
시장 2층에 불상이 2개나 있는데 사람들이 저기에 기도를 하고 갑니다.

100엔 식당? 뭐 그런 장르가 있다고 해서 들러 봤습니다.





18일 맥주가 대만 대표 맥주라고 해서 마셔 봤는데 상당히 라이트하고 부담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나 독일의 맥주가 상당히 묵직하고 탄삼이 쎈것 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음식들 맛은......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비싼건 이유가 없어도 싼건 이유가 있는 겁니다.

곳곳에 보이는 스쿠터가 이정도면 한가정에 식구수 만큼 스쿠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습니다.

야시장이 유명하다고 하여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합니다.

저런 오래 된 건물 안에는 어떻게 되어 있나 들어가 보고 싶지만 가정집이나 회사가 입주해 있을 것 같아 일찌감치 포기하고 외형만 감상합니다.

누가 설명안해줘도 여기서부터 야시장 입구구나라는 것을 딱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외국인이 많은게 아니라 자국민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시먼딩 거리에는 외국인들만 보였는데 이쪽은 그 반대였습니다.






근데 그도 그럴게 파는 음식들이나 분위기가 너무 현지스러워서 외국인들이 여기서 뭘 하기에는 허들이 좀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 음식들의 모양이나 냄새가 함부로 범접하지는 못할 것 같은 벽이 느껴졌었습니다.
그렇다고 위생이 안좋다거하 한건 절대 아니었습니다.
시장 노포가 이렇게 깔끔하게 운영되나 싶을 정도로 청결도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보통 이렇게 살아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내놓지는 않지 않나요......표정을 보니 편히 가신것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 같이간 친구가 어디 블로그에서 봤다며 오이 오징어를 사왔습니다. (정확한 메뉴명을 모르겠습니다.)

너무 맛있다면서 저에게 하나 먹어보라고 했는데 저는 못먹겠더군요.
오징어 향이 엄청 쎈데 해산물 좋아하시는 분은 풍미가 풍부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이는 대만오이 특성인지 상당히 아삭거리는데 튀긴 오징어와 따로 노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래 깔린 튀김 조각들을 보니 탕수육처럼 한번 취겨내고 소스를 발라준 것 같은데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남쪽이라 그런지 한밤중에도 크게 쌀쌀하지 않고 이쁜 꽃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퇴근 시간때가 되니 길거리에 차들이 많아집니다.
길거리에 차들이 90%이상 일본 차들인게 계속 봐도 신기합니다.
건물들이나 차를 보면 완전 일본 분위기인데 간판과 먹거리는 모두 중국식인게 재미있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제대로 된 절 하나를 못봤는데 신기하게도 교회를 보았습니다.
건물 모양이 밤에 실물로 보면 상당히 멋집니다.
숙소까지 가는길이 꽤 멀었지만 길거리 구경을 더 하고 싶어서 힘든 발을 질질 끌며 걸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