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유포리 막국수

좋아하는 유형의 막국수가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동치미 베이스의 막국수입니다.

한때(?) 춘천에서 꽤 유명했던 유포리 막국수를 지나는 길에 간만에 들러 보았습니다.

언제가보아도 장소가 매우 쌩뚱 맞습니다.

여기를 알고 찾아오는 분들도 신기하다고 느껴질정도 입니다.

예전에 유명할때는 휴일에는 항상 주차장이 만차였는데 현재는 꽤 여유롭습니다.

물막국수가 시그니처여서 망설이지 않고 주문합니다.

곱배기가 천원차이 밖에 안나서 가성비로 좋은데 기본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신중히 주문해야 합니다.

요즘 동네 시장냉면도 배달하면 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수제 막국수가 구천원이면 가격이 너무 착하게 느껴집니다.

제 기억에 예전에도 구천원정도 였던것 같은데 당시에는 비싸게 느껴졌지만 물가가 미쳐버린 요즘에는 그렇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이정도면 맛집이기도 한데 가성비 맛집으로도 추천드릴만 합니다.

육수용 동치미가 먼저 나오고 열무 김치가 나오는데 모두 식당에서 만드는 거라 그런지 일반적인 맛은 아니고 살짝 달달합니다.

메밀 우려낸 차도 한주전자 내어주는데 홀짝홀짝 마시기 좋습니다.

막국수 양이 그냥 봐도 상당합니다.

저 그릇을 들고 약간 흔들어 보면 국수가 푸딩처럼 흔들흔들 합니다.

100프로 메밀만 사용해서 푸석푸석한 맛이 아니라 어느정도 식감과 타협한 면입니다.

개인적으로 100 메밀만 사용한 면이 뭐가 더 좋은건지 잘 모르겠는데 몇몇 막국수 법관들은 이걸 굉장히 민감하게 보더군요.

동치미 육수를 모두 부으면 비쥬얼이 폭발합니다.

처음에 셋팅되어 나오는 간장 베이스의 영념장과 어울리는 동친미 육수는 냉면 다시다로 만든 육수들과는 그 결이 다릅니다.

비록 얼음이 동동 떠있지는 않지만 동치미 맛 자체가 시원해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면에 검은 점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메밀을 껍질채 갈아서 넣는 방식으로 면을 만든것 같습니다.

몇번 슥슥 뒤집어 섞다보면 빨리 먹고 싶어서 조바심이 납니다.

한젓가락 들어올려 입에 넣는 순간 필름이 끊깁니다.

일단 면이 탄력적이지만 술술넘어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육수도 강한 조미료 베이스가 아닌 자연의 맛에 가깝기 때문에 죽죽 들이켜도 부담이 없습니다.

지금은 예전 만큼의 명성은 아닌 듯 하지만 춘천 지나는 길이면 들러서 한그릇 할 만 합니다.